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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가사 해석

어른이 된 소년의 작은 꿈을 이뤄주는 노래, 몽니 <소년이 어른이 되어>가사 해석

by 뭉게구름` 2023.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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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뭉게구름입니다.

일단 이 블로그의 주제는 노래 가사 해석입니다.

 

솔직히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노래를 들을 때 가사를 주의깊게 들어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가끔 수없이 듣던 노래의 가사를 우연히 곱씹어보면 정말 이상한 가사일 때가 있어요.

외국 노래는 더더욱 그렇구요.

 

제가 처음 노래 가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가수 아이유님의 <이름에게>라는 노래를 들을 때였습니다.

유명 작곡가 '김이나' 작사가님이 쓴 가사죠.

군인 신분으로 휴가 복귀할 때 항상 듣던 노래였는데요.

'즐거울 때는 노래의 멜로디가 들리고 우울할 때는 노래의 가사가 들린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게 해준 노래였습니다.

그때부터 노래를 들을 때 종종 가사를 주의깊게 듣는 습관이 생겼죠.

 

시간이 지나 블로그라는 새로운 목표를 가지게 되었고 만약 블로그를 하게 되면 저의 삶의 큰 부분을 차지했던 게임, 만화, 노래를 주제로 포스팅하고 싶었습니다.

게임, 만화는 몇 개월 전부터 진행중이구요.

이제 노래 가사 해석을 시작해볼까 합니다.

몽니 소년이 어른이 되어 가사 해석
출처: pixabay

첫 곡은 어릴 적 아직 가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시절에 가사가 좋다며 들었던 노래입니다.

바로 밴드 몽니<소년이 어른이 되어>입니다.


몽니 <소년이 어른이 되어> 가사 해석

몽니 <소년이 어른이 되어>(출처: 유튜브)

 

이 노래는 2012년 3월에 발매된 앨범 [소년이 어른이 되어]의 수록곡입니다.
앨범명과 같은 제목의 노래지만 타이틀곡은 아니더라구요.


이 노래를 처음 들었던 건 중학교 3학년 때였는데요.
뭔가 제목부터 저를 사로잡는 느낌이었습니다.
당시 밴드 음악에 미쳐 있던 시기라 그럴 수도 있구요.
그냥 몽니라는 밴드를 좋아한다고 하면 뭔가 있어 보여서 그랬을 수도 있겠네요.


제목 그대로 소년일 때 들었던 노래를 어른이 되어서 들어 보니 조금은 다르게 들리더라구요.
만약 더욱 어른이 되었을 때 듣는다면 또 다르게 들리겠죠.
노래는 역시 사골같이 깊이 우린 맛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이 노래의 작사/작곡은 몽니의 보컬인 '김신의'입니다.
그럼 시작해 보겠습니다.


"소년이 어른이 되어 사람을 알아갈 때에
뜻하지 않던 많은 요구와 거친 입술들"

 

소년이란 아직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어린 사내아이를 말합니다.
보통 아직 사회에 나가지 않은 학생들을 말하죠.


저는 현대사회에 대해 들었던 이야기 중에 좋은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너 나중에 사회 나가면~", "사회생활이 힘들어 왜냐면~", "쉽지 않아 사회생활이라는 게~" 등등 말이죠.

사회가 진짜 그런 건지, 아니면 사회에 나가면 다 그렇게 되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피할 수 없는 시간의 흐름을 따라 어른이 되어가는 소년은 사람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뜻하지 않던 많은 요구, 거친 입술들로 표현된 사람들을 말이죠.

 

 

"소년이 어른이 되어 세상을 알아갈 때에
하얀 마음은 점점 어두워지고
잠 못 이루는 날이 많아지겠지"

 

사람을 알게 된 다음에는 세상을 알게 됩니다.
어른에 비해 상대적으로 깨끗한 마음에 얼룩이 생기기도 하구요.
아무런 걱정, 근심 없이 잠을 자던 소년은 점차 잠 못 이루는 날이 늘어납니다.

 

 

"나의 오늘이 흘러가면
서글픈 추억들 중에 작은 조각이 되겠지
잡을 수 없는 시간들은
떨어지는 빗방울이 사라지듯 나를 스쳐가네"

 

후렴입니다.


"오늘은 앞으로 살아갈 날 중 가장 젊은 날이다."라는 말이 있죠.
오늘이 지나가고 내일이 되면 오늘은 어제가 되어 아련하게 기억하는 서글픈 추억 중 하나가 됩니다.


그리고 잡을 수 없는 시간들떨어지는 빗방울에 비유했습니다.
며칠 전에 많은 비가 내리던 날 하루 종일 밖에 있었는데요.
꽤 많은 비를 맞았지만 시간이 지나서 마치 비를 맞지 않았던 것처럼 사라졌습니다.


이 부분은 빗방울처럼 시간도 나를 스쳐가듯이 지나간 걸 표현한 가사입니다.
벌써 과거를 그리워하기도 하고, 시간이 지나가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는 것이 느껴지네요.
한 마디로 어른이 되어가는 걸 싫어하는 상황입니다.

 

 

"소년이 어른이 되어 세상을 알아갈 때에
하얀 마음은 점점 어두워지고
눈물 흘리는 날이 많아지겠지"

 

2절의 시작입니다.


위의 두 줄은 1절과 동일하지만 마지막 줄은 다릅니다.
1절에서는 잠 못 이루는 날이 많아지겠다고 했었죠.

이제는 눈물 흘리는 날이 많아지겠다고 하네요.


제가 사회에 아직 나간 것도 아니고 술을 거의 안 마시는 편이지만,
술과 눈물은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기분 좋은 상태로 술을 마시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눈물을 흘리는 대신 술을 마시는 게 아닐까..
갑자기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나의 오늘이 흘러가면
서글픈 추억들 중에 작은 조각이 되겠지
잡을 수 없는 시간들은
떨어지는 빗방울이 사라지듯 나를 스쳐가네"

 

2절의 후렴입니다.
1절의 후렴과 동일합니다만 좀 더 힘든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1절에서는 잠을 못 이뤘지만 2절에서는 눈물 흘리는 날이 많아졌으니까요.


하지만 지나가는 시간을 안타까워하고 어른이 되어가기 싫어하는 마음은 여전합니다.

 

 

"미련한 나의 모습을 버릴 수만 있다면"

 

노래의 브리지(Bridge)입니다.
제가 앞으로 노래 가사 해석을 하면서 브리지라는 말을 많이 쓰게 될 건데요.
브리지란 2절의 후렴이 끝난 후 다시 후렴을 반복하기 전에 거쳐 가는 부분입니다.


전부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노래를 보면 브리지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후렴을 그대로 반복할 수도 있고 변주를 통해 분위기를 바꿀 수도 있죠.


이 곡의 경우 후자에 해당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멜로디보다는 화자의 감정이 바뀝니다.


'미련'이란 깨끗이 잊지 못하고 남아있는 마음을 뜻합니다.
여기서는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되어가는 게 싫고 소년이었던 과거만 바라보며 사는 자신의 모습에 대한 미련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화자는 그 모습을 버리고 싶어 합니다.

 

 

"나의 오늘이 흘러가면
잡을 수 없는 시간들은
떨어지는 빗방울이 사라지듯 나를 스쳐"

 

후렴과 비슷하지만 생략된 부분이 많습니다.
노래를 들어보시면 이 부분의 맨 첫 줄은 잠시 숨을 죽이는 구간입니다.
미련한 모습을 버리고 싶은 화자는 지금 고민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네요.
뒤로 갈수록 곡의 분위기는 점점 고조되고 감정이 터지게 됩니다.

 

 

"나의 내일이 다가오면
소년의 꿈을 이뤄줄 작은 노래가 되줄게
잡을 수 없는 시간들은
오늘도 미련 없이 나를 남겨두고 떠나가네"

 

곡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후렴의 많은 부분이 바뀐 걸 볼 수 있죠.


일단 '오늘이 흘러가면'이 아니라 '내일이 다가오면'이라고 했습니다.
항상 과거를 그리워하고 지나가는 오늘을 안타까워하던 소년은 이제 없네요.
미래인 내일이 다가오는 것을 말하는 걸 보면 말이죠.


또, 소년의 꿈을 이뤄줄 작은 노래가 되어 준다고 합니다.
이 부분을 보면 소년은 완전히 어른이 된 거 같습니다.
소년이었던 자신, 혹은 현재 소년인 청자들의 꿈을 이뤄줄 노래가 되어준다고 하는 걸 보면 말이죠.


그리고 여전히 흘러가는 시간은 잡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미련 없이 떠나간다는 걸 보면 더 이상 후회도 없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련 없이'라는 말이 참 멋지게 느껴지는 부분이네요.


그렇게 곡은 활기찬 분위기로 마무리됩니다.


전에 KBS에서 방영되었던 불후의 명곡에서 가정의 달 특집으로 했던 김창옥 강사님의 토크 콘서트를 봤는데요.
가족에 대한 많은 주제로 강연을 해주셨습니다.


그걸 보고 느낀 것은 우울증을 포함한 인간의 심리학적 문제의 대부분은 어린 시절에서 비롯된다는 것입니다.
어린 시절에 트라우마가 생긴 소년들의 내면은 자라지 못한 채 겉보기에만 어른이 되어 있는 거죠.
시간은 잡을 수 없으니까요.


이 노래는 그렇게 자라지 못한 소년, 소녀들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노래가 아닐까 싶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노래를 듣고 위로가 되셨으면 좋겠네요.


끝으로 정말 진심이 느껴져서 몰입할 수 있었던 무대를 링크해 놓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